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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촌막국수에서 든든하게 막국수 곱빼기 한 그릇, 수육 한 접시 먹고 근처에 있는 카페에 왔다.
카페와 펜션 몇 군데가 교암리 해변 길을 따라 옹기 종기 모여있다.
잔잔한 파도가 치는 해변이 해변 길과 불과 1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고 해변으로 가는 턱이 낮아서 바다를 조망하기에 너무 괜찮은 곳이다.
고성에서 북쪽으로 점점 올라올수록 인적이 드물다. 우리는 속초와 인접한 지역의 고성인데도 불구하고 저녁 8시만 되면 근처 밥집은 물론 술 한잔 할만한 횟집도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그런지 교암리 해변 앞 카페는 바다 전망도 너무 좋고 커피 한 잔 마시기에 분위기도 정말 괜찮은 곳인데 사람들이 복작거리지 않는다. 책 읽기에도 눈치 보이지 않고 충분히 잔잔한 분위기인 카페다. 까사델아야처럼 LP가 있는데 여긴 인테리어에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 아무튼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BGM도 따뜻한 카페 분위기에 한몫한다.
나는 볕이 너무 좋다. 추위를 심하게 타지는 않는데 평소에 몸이 차서 그런가. 볕이 내리쬐는 곳이라면 주근깨든 기미가 생기든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내맡긴다. 볕에 노출되자마자 기다림 없이 몸이 바로 데워지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한껏 매서웠던 추위가 지나간 고성은 다시 잔잔한 파도와 눈이 감길 만큼 쨍한 햇살이 차지했다. 카페에서도 볕이 아낌없이 내리쬐는 자리에 앉았다. 따뜻하다 못해 뜨끈하게 데워진 자리에 앉으니 마음도 사르르 녹는다. 볕 아래 놓인 커피는 길게 드리운 그림자와 함께 천천히 식는다. 아무도 이곳을 몰랐으면. 천천히 유명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마음속이 자꾸 시끄러워지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조용하게 한 해를 떠나보낸다. 잘하고 못한 것을 떠나 담담하게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다시 맞이하는 것. 들이치고 다시 저 멀리 내치는 파도의 움직임에 나를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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